Customer

런치를 이용할 고객은?

Persona 1 : 혼자 자취하고 있는 20대

점심을 먹으려해도 마땅한게 없다. 냉장고를 뒤적거려봐도 그 안에 유일하게 있는 전자레인지용 냉동 음식은 이미 너무 먹어서 질렸다.

오늘도 어쩔 수 없이 배달앱을 열어본다. 자주 시켜먹던 제육덮밥이 또 1000원이나 올랐다. 물가가 치솟는게 뼈로 느껴진다. 한숨과 함께 덮밥을 결제하려고 하는데 최소 주문금액인 만 오천원을 채우지 못했다며 다시 메뉴로 돌려보내졌다.

별로 먹고싶은 마음은 없지만 3,000원 짜리 만두를 추가해서 겨우 시킨다. 배달료까지 포함하니 한끼에 거의 2만원이다. 망설이다가 재차 울리는 배꼽시계에 하는 수 없이 결제 완료를 누른다.

휴대폰이 울리고, 문자는 계좌에 남은 잔액을 적나라하게 알려준다. 이번 달은 밥만 먹었는데도 이미 잔고가 없다는 사실에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낀다. 학식이나 급식같은 합리적인 가격에 끼니를 해결할 수 있었다면 저금도 할 수 있었을텐데…

Persona 2: 대학생

어제 또 진탕 술을 마셨다. 일어나보니 12시. 곧 학식 끝날 시간이란걸 깨닫고는 점심을 거를까 고민한다.

하지만 점심을 거르는 것이 습관이 되는건 원치 않기에 이내 생각을 떨쳐버린다. 배달을 시킬까하고 앱을 열어보지만 가격 때문에 시킬 엄두도 내지 못한다. 억지로 몸을 일으켜 모자를 푹 눌러쓰곤 꾀죄죄한 몰골을 후줄근한 후드 사이로 숨겨보려한다.

집을 나선지 15분이 지나서야 겨우 학식을 먹을 수 있는 곳에 도착했다. 기쁨도 잠시, 역시나 오늘도 줄이 엄청 길다. 합세하여 배고픈 학우들 뒤에 서본다. 못해도 10분은 더 기다려야할 것 같다. 밥 한번 먹기 더럽게 힘들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. 밥 한끼를 먹기 위해 30분의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해야한다니 몹시 비효율적으로 느껴진다. 하루의 시작부터 지쳐간다.

Last updated